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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를 쓰고 작은 풀이 올라오고,

꽃들이 천지에 와있는 지도 오래다.

가을이 오고 겨울이 지나면

길위에서 스러지질테지만…

생명의 법칙은 또다시 봄을 가져다 준다.

미련하다해도 어떨 수 없는 것이다.

나 또한 그렇다.

서른이 넘어 가졌던 내 전시의 주제들은

생명에 관한 다소 거창한 이야기들이었다.

하지만 화면 속에 보여지는 도상들은

날아가는 꽃과 끊임없이 헤엄치는

작은 치어들이다.

이번 전시의 제목이 바람의 이야기 인데

역시 의인화된 꽃과 무심하게 헤엄치는

작은 물고기들이 자주 등장한다.

우아한 꽃병에 담긴 꽃이 아니라

거친 세상을 헤쳐나가는 모습이

치어떼가 끊임없이 헤엄쳐 나가는 모습과

같은 맥락이다.

그들은 내가 그리는 꿈을 향해

미련하지만 자유롭게 작품 곳곳에서 색핵의 흔적으로 남아있다.